Life Style2010.05.26 05:33

스페인 까딸루니아 와인투어


와이프의 친한 친구가 스페인 남자와 결혼을 했다. 신랑은 바르셀로나에서조금 떨어진 Tossa de Mar 라는 작은 해변마을 출신이었다. 친한친구들 몇 명이 초대를 받아서 스페인의 Tossa로 가기로 했고, 우리부부는 이왕 가보는 김에 바르셀로나 근처에서 와이너리 투어를 하기로 했다.

 

1. 스페인의 와인

스페인 와인에 대해서 먼저 좀 알아봐야 했다. 스페인 와인은 60% 정도가 내수로 소비되고 40% 정도가 수출되기 때문에 수출되는양이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미국 등에 비해서 그다지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지는 않는듯 하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와이너리까지 둘러볼 생각을 많이 못 하는 것같기도 하고.

 

스페인 와인이라고 하면 리오하(Rioja) 지역의 와인을 가장 먼저꼽는다. 하지만 나는 이번 방문이 바르셀로나 지역이었기 때문에 까딸루니아 지역에 대해서 알아봐야만 했다. 의외로 가볼만한 와이너리가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는 어디를가야할지 선택을 해야하는 곤란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아무튼 스페인 와인에 대해서 좀 알아보니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Cava 라는스파클링 와인이었다. 까바는 영어 Cave에서 유래된 말이다.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것은 샴페인일 것이다. 샴페인은사실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을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언제부터인가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스파클링 와인은샴페인이라고 부르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아마도 샴페인 제조 업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그런것 같다. 그 이후로는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도 Cava라는독자적인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Codorniu 라는 와이너리가 바로 스페인 최초로 Cava를 제작한 곳으로서 까딸루니아 지방에서는 이 Codorniu Cava가 유명했다. 그 이외에도Torres 라는 대형 와인 제조업체의 와이너리 또한 이 까딸루니아 지방에 위치하고 있었다.Torres는 스페인, 칠레, 캘리포니아 등에서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쉽게 말해서 와인 재벌집안이다. 현재는 Torres 가문의 5대손이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Torres의 별도의 유통점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2. 떠나기 전

가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우리나라 인터넷에는 스페인 와이너리에 대한 정보가 정말 없다는것이었다. 블로그 포스팅도 너무 적고, 우리가 생각했던 와이너리안에 머물면서 여유롭게 지내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 시내에 호텔을 잡고, 왕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우리는 본격적으로 와인 리조트를잡고 주변 와이너리에 돌아다니면서 테이스팅을 해 보기로 했다. 사실 이렇게 와인 투어에 대한 후기를쓰기로 한 이유도, 우리 부부처럼 스페인에 와인투어를 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이다. 주로 정보 찾은 사이트는 Tripadvisor.com Kiwicollection.com 이었다.

 

3. Can Bonastre와인 리조트

 



방안에서 바라본 칸 보나스트레의 포도밭. 아침에 이런 포도밭을 보면서 눈을 뜰 수 있어서 우리는 행복했다.



그렇게 찾은 곳은 바로 Can Bonastre 라는 와인 리조트였다. Can Bonastre 는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Masquesa 라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해서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갔는데, 별 무리 없이 찾을 수 있었다. 사실 스페인의 주소체계는 미국이나우리나라처럼 행정구역이 잘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Can Bonastre 를 비롯해서 가려는 곳들이 모두 시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 동네에 가면 대략 간판이 보여서 어리버리 찾아갈수 있는 수준이었다.

 

Can Bonastre는 한마디로 완전강추이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면 이 리조트가 매우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창밖의 포도밭. 이 유리는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않는다고 한다. 물론 블라인더가 있어서 바깥의 햇살을 막을 수도 있는데, 우리는 방 안에서의 햇살도 즐겼다. 스페인은 낮 시간이 우리나라보다훨씬 길어서 아침 7시 정도에 해가 뜨고 저녁 9시 정도에해가 졌다. 그래서 하루 종일 호텔 방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특히아침에 방에서 일어나면 창문 밖으로 포도밭이 보이며 햇살이 비추어 줄 때의 감동은 색다르다.

 




벽에 걸린 시계의 디자인도 특이하고, 욕실의 구조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특히 욕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타일 바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나중에 내가 내 집을 짓는다면 욕실바닥을 나무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샤워할 때나무를 밟고 있는 느낌이 너무 편안했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으로 욕실 타일 바닥은 미끄럽다는 인식이 있었던듯 하다.

 

와인 리조트인 만큼 방 안에는 Welcome Wine이 있다. 원래는 레드와인이 있었는데, 도착 하자마자 너무 heavy 한 느낌을 느끼고 싶지는 않아서 화이트 와인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바꿔주었다. 이 와인 리조트 안에서 직접 만든 와인이라서 만약에 더 구입을 원하더라도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도그런대로 괜찮았다.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했는데, Trivia 라는 이 호텔의 식당에서했다. 어차피 바깥에 나가도 아무것도 없고, 이 호텔의 레스토랑이그런대로 괜찮다는 평도 인터넷에서 읽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코스 메뉴밖에 없고, 불행하게도 우리가 간 날에는 메인 요리가 양고기였다. 우리 부부는양고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좀 아쉬웠지만, 빵이나 다른 요리들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사실 이 호텔에서 가장 재미있고,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아침식사였다. 10시까지인 아침식사는 호텔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식당에서는 ,몽세라(Montserrat)이 한 눈에 보인다. 사실 이 호텔의 방들도 모두Montserrat 의 봉우리 이름들을 따서 지은 것이다. 그리고 아침 메뉴 준비도 매우귀여웠다. 플레이트 위에 각종 과일과 소시지, 살라미, 빵 등을 가지런히 놓아 둔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아침을 먹고나서 밖으로 나가서 Montserrat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반드시 해 보아야 할 일이다.

 




Can Bonastre에서는 주변 와이너리의 예약도 해 준다. 그래서 Codorniu JeanLeon 과 같이 인기가 많은 와이너리는 가기 하루나 이틀 전에 미리 호텔에 이메일을 보내서 예약을 하는 것이 좋고, Torres같은 대형 와이너리는 그냥 당일, 혹은 하루 전에만 예약을해도 된다.

 

4. Cava의 탄생지 Codorniu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 카바 (Cava). 그 카바는 바로이곳 Codorniu 라는 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CanBonastre에서는 약 30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Codorniu의 볼거리 중에 하나는 바로 입구 옆에 있는 아치형으로높은 천장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 전통 양식의 건물이다. 그 안에서 보통 와이너리 투어가 시작되는데, 공간이 주는 웅장함이 느껴진다. 스페인 사람들도 전통에 대한 집착이강해서, 우리가 초청된 결혼식의 신랑의 부모님들은 강력하게 이Codorniu 와이너리 방문을 우리에게 추천했고,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건물이었다.

 


Codorniu는 결코 작은 규모의 와이너리는 아니지만, 상업적인 와이너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 보다는 무언가 정통성을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인 정신이 깃든 와이너리라는 느낌이 더 컸다. 와인 투어를 해 주는 투어 가이드아저씨도 이런 점을 매우 많이 강조했다. 예를 들면, 이와이너리는 16세기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전에 어떤 왕이 왕자 시절에 머물렀다든지, Codorniu 가문의내력이라든지 이런 점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물론 와인 투어가 끝나고 나서는 와인 테이스팅도 해볼 수 있다.

 


5. 스페인 최대의 와인 메이커 Torres

 


Torres 가문은 19세기말부터 이 지역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해 왔고, 지금은 5대손들이와이너리 운영의 전면에 나서 있는 것 같았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와이너리가 파괴된 적도있었지만, 지금은 스페인 뿐만 아니라 칠레, 캘리포니아 등지에대형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와인 투어도 Codorniu 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먼저 시작부터가 강당 같은 곳에 들어가서 Torres 가문과 와인들에대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동굴 같은 방에 들어가서 포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영상과 향을 함께 느끼면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며, 이 과정이 끝나면 밖으로 나와서 기차처럼칸칸이 연결되어 있는 차를 타고 와이너리를 돌면서 설명을 듣게 된다.

 


Torres 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Mas La Plana Ilmanda 일 것이다. 나는 평소에 Mas La Plana를 즐겨 마셨는데, 이 와인이 Torres 가문의 것이라는 것은 몰랐다. 하지만 정작 와인 테이스팅에서 나를 사로잡은 것은 ilmanda 였다. 이 화이트와인의 맛이 너무 가볍고 상쾌해서 나오는 길에 바로 사고 말았다. 나는평소에 Mas La Plana의 팬이라서 Mas La Plana를위한 Cabernet Sauvignon밭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이곳에서도 Mas La Plana는 약 6~7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어서, 국내 백화점 판매가보다 많이 싸지는 않은 것 같아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와인 테이스팅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일반 와인만 맛 보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Mas La Plana Ilmanda 등 조금 상급 와인을 맛보게 해 주는 것이다. 나는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Mas La Plana Ilmanda를맛볼 것을 추천한다.

 



6. 결론

 

간혹 국내에서 맥주 공장을 견학하거나 일본에서도 삿뽀로 맥주 공장에 견학을 가서 테이스팅까지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와이너리 투어는 깊이가 다르다.

 

와인은 결국 그 땅의 맛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 직접 가서 맛보는 것의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와인에는 각 와이너리 마다의 독특한 스토리들이 숨겨져 있었다.

 

마케터로서 스토리 텔링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Torres를 보면서이 와인 메이커의 스토리 텔링 기술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문의 스토리와 각각의 와인을 만들어내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적적히 배합하고, 방문객들의 경험을 오감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향, , 감촉, 그리고 시각까지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어떻게 와인을 만들었는지 동굴에 들어가서 보여주는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단 하루동안의 와이너리 투어였지만, 아마도 나는 앞으로 레스토랑에가서 Codorniu Torres의 와인들이 보이면 그것을우선적으로 주문할 것 같다. 단 한번의 소비자와의interaction 이라도, 제대로 이뤄질 때 소비자의 평생의 선택을 좌우할 수도 있음을내 스스로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다.

 





Posted by luck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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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종관

    인상적인 경험이셨을 것 같습니다! 카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가 가장 흥미롭네요! 저도 좋은 기회가 되어 와이너리를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0.05.26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