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10.06.16 13:07

블랙스완 - 극단의 세계에 살고 있는 회의주의자의 기막힌 논리


꽤나 심오하고 어려운 책이었지만, 되도록 짧게 책과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이 한 줄은 글을 다 쓴 후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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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The Black Swan 을 읽었다. 

귀납법의 약점을 파고들다
블랙 스완 - 즉, 검은 백조라는 것은 하나의 비유이다. 저자는 흰색 백조만 보아온 유럽인들이 검은 백조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검은 백조도 있었다! 라는 하나의 사례를 들어서, 귀납법의 약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비유는 추수 감사절에 주인에게 잡아먹히는 칠면조 이야기였다. 어떤 칠면조가 1000일 동안 주인에게 먹이를 얻어 먹었다고 해도, 1001일째 되는 날에도 주인이 밥을 준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살인범에게서 증거를 하나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그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것이라고 결론내릴 수 없는 것과 같이 (비록 현실에서는 그렇게 결론내린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대다수의 경우 귀납법의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세계관을 '플라톤적 세계관' 이라고 부르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끈질기게 비판하고 있다.

가우스의 세계와 극단의 세계
저자가 비판하는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가우스적 세계관, 즉 평균의 세계관, 정규분포곡선의 세계관이다. 이 세계관은 극단적인 경우를 무시하는데, 저자의 주장은 현실 세계에서는 이러한 극단의 사건, 극단의 인물들이 세계를 드라마틱하게 바꾸는 경우가 많기 떄문에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20대 80  법칙이라고 불리우는 파레토 법칙보다도 더 극단적으로 1대 90과 같은 형태가 우리 주변을 지배한다는 것. 1%의 부자, 1%의 논문, 1%의 작가, 1%의 주식시장에서의 사건 등등이 전체에 대한 파급효과를 어마어마하게 갖고 있는데, 가우스적 세계관 (=정규분포의 세계관 = 평균의 세계관) 은 이러한 부분을 '확률적'으로 너무 trivial 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것.

여기까지가 내가 이해한 이 책의 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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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나를 알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의 정체성 (identity)에 대해서 보다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책 읽기라는 과정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마저 했다. (너무 감상적이었나??)

내가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아.. 세상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구나... 그것도 지구 정 반대편에 혹은 나보다 몇십년 몇백년을 앞서서 살았던 사람들 중에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몇번인가 있었다. 마치 어릴적 잃어버린 형제를 찾은 느낌이었달까? 세상을 살면서 외롭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런 느낌을 가졌던 것 + 정신적 영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사람들은 버틀란드 러셀 , 리차드 도킨스, (약간은) 말콤 그래드웰이나 세스 고딘 같은 사람이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그들보다 더 나에게 속삭이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상시 나의 사고방식에 비추어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경험적 회의주의자' 라고 내릴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유신론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의 논쟁이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 '알 수 있다'와 '알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라는 관점의 차이에 가까웠다. 이런 의미에서 예전에 읽었던 '생각의 지도' (http://www.yes24.com/24/goods/1379588?scode=032&srank=1) 라는 책에서 동서양인의 우주관의 차이에 유사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헷갈렸던 부분은 나는 이렇게 까칠하게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도 때때로 그렇지 않은 면이 많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행동을 일관되게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나에 대해서 혼란스러운 점이 꽤 많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나 자신의 '경험적 회의주의' 라는 것이 - 비록 내가 이 말을 과거에 들어봤을지라도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말이지만 - 나의 많은 행동들을 설명해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굳이 분류하자면 나는 경험적 회의주의자들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 책의 일부내용 중에서 나의 이런 느낌을 trigger 했던 부분들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사람들은 흔히 나 같은 회의주의자, 경험주의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꼬장꼬장하고 편집증적이고 베베 꼬여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는 오히려 그 반대임을 보여준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그렇다). 내가 어울리는 여느 회의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흄은 명랑한 식도락가였고 문명을 떨치고 싶어했으며 살롱 문화나 유쾌한 수다를 즐겼다....(중략).... 

흄은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급진적인 회의주의자였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태도를 벗어던졌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내 입장은 반대다. 나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문제들에서 회의주의자다. 말하자면 내가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어떻게 하면 칠면조 꼴이 되지 않도록 의사 결정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주변 사람들은 내게 "탈레브 씨, 도로를 건너는 것처럼 위험천만한게 없는데, 어떻게 길을 건너십니까?" 하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더 바보 같은 질문도 들었다. "그러니까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당연하지만, 나는 위험 공포증을 퍼뜨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눈을 감은 채 길을 건너지는 말라는 것이다.

(전략)... 그는 파리에서 나와 같이 공부한 소설가 지망생 장 올리비에 테데스코로, 내가 지하철을 뛰어서 타려고 하자 이렇게 만류했다. "나는 기차를 타겠다고 뛰지는 않아" 운명을 무시하라. 그 이후 나는 시간표에 맞춰 살겠다고 달음박질하지 않으려 애썼다. 테데스코의 충고는 사소한 것이지만 내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떠나는 기차를 쫓아가지 않게 되면서 나는 우아하고 미학적인 행동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고, 자기의 시간표와 시간, 자기 인생의 주인됨의 의미를 느길 수 있었다. 놓친 기차가 아쉬운 것은 애써 쫓아가려 했기 때문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남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성공을 이루지 못한다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남들의 생각을 추종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택할 수만 있다면, 경쟁의 질서 바깥이 아니라 그 위에 서도록 하라. 고액연봉이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도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면 돈보다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이것이 운명에 욕설을 퍼부을 수 있는 스토아주의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인생의 기준점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다면 이미 자기 인생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음식이 형편없거나 커피가 식었거나 퉁명스런 반응을 얻거나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면 하루를 망쳤다고 화를 내기 일쑤다. 나는 이런 모습이 당황스럽다. (중략)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행운이며 희귀 사건이며 엄청나게 희박한 확률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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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yunseob

    생각의지도라는 책은 예전에 우리가 독서모임할 때 읽었던 것 같네. ㅎㅎ

    2010.06.29 03: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Marketing2010.06.13 12:53

브랜드 차별화 없는 월드컵 광고, 도대체 왜 하는가?


2010 월드컵 광고의 유형
과거 몇몇 기업들이 월드컵 광고를 통해서 큰 재미를 봤다고 '주장' 한다. 사실 이런 효과는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나는 이들이 얼마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2002년과 2006년의 두 번의 월드컵을 통해서, 뚜렷한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통신사나 금융회사 들이 적어도 경쟁사에서 이런 광고들을 할 경우에 defense를 목적으로 해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봤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런 광고들도 휘발성이 강해서 월드컵이 끝나고 몇개월만 지나도 우리 뇌리속에서 쉽게 잊혀진다.

불행하게도 이번 월드컵 광고 중에서도 별로 마음에 드는게 없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광고 및 캠페인은 과거와 달리 몇가지의 다양한 유형이 있는 것 같다.

1. 제품을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에 연관시킨 경우 - 삼성의 3D TV 광고의 예
2. 월드컵에 출전하는 스포츠 스타를 등장시켜서 기업의 이미지와 연관시키려는 시도 - KEB(외환은행)의 이영표 선후 활용 예
3. 한국 대표팀응 응원하는 티저 형식의 광고 - KT의 황선홍 밴드, KB의 이승기&김연아 스마일보이, 그리고 현대차의 shouting Korea 등의 예

Weak Branding, No Message
특히 이번 월드컵 광고 캠페인 가운데서 '저 회사 참 돈낭비한다' 라고 느껴지는 경우들은 Branding이 너무 약해서 광고 캠페인을 보고 난 후에도 도대체 어떤 기업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기억에 남지 않는 경우이다. 위의 3가지 유형중에서 아무래도 2번 혹은 3번의 유형이 그런 광고들이 많은 것 같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소비자 10명중 6명이 월드컵 광고가 너무 많아서 기업 브랜드가 구분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참고: Mr. M의 축제 이야기: 월드컵 광고의 효과는? - http://blog.naver.com/mkkp0003/40108273991

특히 그 중에 대표적인 나쁜 사례가 바로 KB에서 후원하는 이승기, 김연아의 'Smile Boy' 캠페인인것 같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캠페인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노래 가사를 따라가기도 어려운데, 노래를 부르다가 끝나고, 광고 끝부분에 '이 캠페인은...' 이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캠페인을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고,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KT의 '황선홍 밴드'에서 하는 요즘 광고는 사실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광고다. 바로 대표선수들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는 광고인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해가 안된다. 내가 거듭 드는 생각은 KT에서 돈이 아주 많은가보다... 일 뿐이다.


Image 광고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종종 내가 주변 지인들에게 image 광고의 폐해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꼭 필요한것 아니냐는 주장이 많다. 나도 기업의 이미지 광고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지 광고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어야만 하고, 그 메시지는 그 기업, 혹은 브랜드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brand equity 와 부합해야만 한다. 

요즘의 월드컵 광고들은 단순히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을 응원한다는 것에 그칠 경우가 많다. 도대체 왜 우리 기업이, 우리 브랜드가 남들도 다 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응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과연 그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깊게 고민해 봤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통신사나 금융사는 사람들의 인식에 확고하게 남기 위해서 이런 기회가 없기 때문에 꼭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마저 느껴지기도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광고들은 같은 광고를 너무 많이 틀어서 wear-out이 심하다.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광고를 보기 전에 이미 신경을 끄고 보게 된다. 

월드컵 이미지 광고 안하면 큰일난다?!?
마케팅 업계에 있었던 나 조차도 요즘 나오는 월드컵 광고들이 하도 많아서 광고들이 기억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각 광고가 어떤 회사의 것인지 알 수 없다. 대략 KT, 현대 등등이 하는 것 같다는 이미지만 갖고 있었을 뿐이다.

생각해 보니 SKT가 조용하다 싶었다. SKT는 예년처럼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월드컵 이미지 광고 캠페인의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아닐까? 

다른 경쟁사들이 광고를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안하면 뭔가 큰일날 것 같지만, 이렇게 서로 차별화가 되지 않는 진흙탕 개싸움인 상황에서는 아예 빠져 있는게 나을 수도 있다. 돈을 아낄 수 있으니까..

내가 들어본 '나를 가장 할 말 없게 만드는 이미지 광고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직원들과 노조의 사기를 위해서 였다. TV에서 이미지 광고를 하는데 드는 돈은 적어도 몇억 이상 하는데, 그 돈을 직원들과 노조의 사기를 위해서 쓸 만큼, 우리 나라에서 그들은 중요한 stakeholder 라는 얘기. 사실 Anglo-saxon 자본주의 세계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배운 사람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일 수 있지만, 노암 촘스키 같은 사람이 들으면 박수칠 일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논리에는 내가 워낙 모르는 분야라 할 말이 없었다. 그냥 그 회사들은 남는 돈이 많구나... 라는 생각 뿐.

월드컵 광고 - 제품 혹은 brand와 최대한 연결시켜야..
그러면 월드컵 광고를 도대체 어떻게 차별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 답을 해 보자. 그것은 결국 우리 회사, 우리 Brand 가 가지고 있는 제품 혹은 brand equity 와 최대한 연결 시키는 수 밖에 없다. 만약에 그것을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나의 기업의 브랜드, 혹은 제품의 brand equity 가 없다면...? 

그러면 지금 월드컵 광고를 생각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이승기와 김연아의 스마일 보이 캠페인 - 어떤 기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던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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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2010.06.10 12:21

War in the Boardroom - Al & Laura Ries (한국어 제목: 경영자 vs 마케터)




1. Intro 
사실 이 책을 읽은지는 2개월 정도 되었는데, 생각을 정리하고 쓰려다가 많이 늦어졌다. 

포지셔닝(Positioning) 이라는 책과 마케팅 불변의 법칙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Al Ries 와 그의 딸 Laura Ries의 공저이며, 개인적으로 Positioning 은 나의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잡아 준 책이기 때문에 Al Ries에 대해서 무한 존경을 표하는 바가 있다. 그래서인지 Al Ries의 책은 늘 읽고 싶고, 기다려지기도 한다. 

모처럼만에 이 블로그에 어울리는 포스팅이 될 법한데, 아무튼 이 책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경영자(General Management) 와 마케터(Marketer) 사이의 견해 차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영어 제목은 War in the boardroom 인데, 한국어 번역이 기가막히게 잘 되었다. (경영자 vs. 마케터) 그러나 사실 경영자와 마케터를 딱 구분짓기는 어렵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내가 일했던 P&G가 그렇다. P&G는 마케터들에게 Business Ownership을 강조하는 곳이다보니, 단순히 '재미있겠다', '소비자가 원한다' 라는 로직만 가지고 마케팅을 하기는 어렵다. 결국 매출과 순익 (Top & bottom line) 에 대한 책임을 마케팅이 지게 되면 마케터들도 이 책에서 말하는 경영자(Management) 처럼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게 P&G 마케팅의 재미있는 점이기도 한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25개 chapter로 이루어져 있으며, 왜 마케터와 경영자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고있다. 그와 함께 경영자들의 logic 으로만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들의 나쁜 결과들을 보여주고, 마케팅 sense 로 내린 의사결정들의 잘 된 예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2. Management vs. Marketer 
사실 경영자(management)와 마케터(marketer) 사이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라는 질문은 바보같은 질문이다. 누구의 시각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은 마케팅에 관한 책이기 때문에, 마케팅적 논리가 장기적으로 이긴 경우를 골라서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반대로 말하면, 마케팅적이 아닌 경우 혹은 단기적으로 재무적인 이익이 중요했던 경우 등등에 있어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로직이 틀릴수도 있다. 

나도 마케터로서 일했지만, 항상 마케터로서 옳은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조직내의 정치적인 이유이거나 나 자신의 KPI와 연계된 경우가 많다. 단기적으로 당장 promotion 을 하지 않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고,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내 위치, 나의 브랜드의 위치, 그리고 Retailer 들의 매대에서 당장 나의 제품의 위치가 위태롭기 때문에, 때로는 알면서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은게 마케팅의 어려움이 아닌가 생각한다. 

P&G에서는 대부분의 top management 들이 marketing 출신이다. P&G의 marketing 의 기본 개념은 brand management인데, Brand Management는 기본적으로 5년, 10년,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시각을 요한다. 마치 어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이 단기적으로 내달리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래서인지 P&G에서는 자기 브랜드를 '아이' 혹은 'baby'라고 표현할 때가 많다)

3. Management ...., Marketing ....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왜 마케팅과 경영자가 충돌하는지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25가지 이유로 case study를 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내용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 이라는 책의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사례들이 좀더 다양하고, management 와의 대립구조로 나와 있다보니 조금더 분명하게 마케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Management 라고 하는 인물들은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일수도 있지만, 저자의 의도는 '마케팅을 잘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  더 가까운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래 25가지 챕터의 제목들을 적어봤다.

1. Management deals in reality. Marketing deals in perception.

2. Management concerns on product. Marketing concerns on the brand.

3. Management wants to own the brand. Marketing wants to own the category.

4. Management demands better products. Marketing demands different products.

5. Management favors a full line. Marketing favors a narrow line.

6. Management tries to expand the brand. Marketing tries to contract the brand.

7. Management strives to be the 'first mover'. Marketing strives to be the 'first minder'.

8. Management expects a 'big-bang' launch. Marketing expects a slow takeoff.

9. Management targets the center of the market. Marketing targets one of the ends.

10. Management would like to own everything. Marketing would like to own a word.

11. Management deals in verbal abstractions. Marketing deals in visual hammers.

12. Management prefers a singles brand. Marketing prefers multiple brands.

13. Management values cleverness. Marketing values credentials.

14. Management believes in double branding. Marketing believes in single branding.

15. Management plans on perpetual growth. Marketing plans on market maturity.

16. Management tends to kill new categories. Marketing tends to build new categories.

17. Management wants to communicate. Marketing wants to position.

18. Management wants customers for life. Marketing is happy with a short-term fling.

19. Management loves coupons and sales. Marketing loathes them.

20. Management tries to copy the competition. Marketing tries to be the opposite.

21. Management hates to change a name. Marketing often welcomes a name change.

22. Management is bent on constant innovation. Marketing is happy with just one. 

23. Management has the hots for multimedia. Marketing is not so sure.

24. Management focuses on the short term. Marketing focuses on the long term.

25. Management counts on common sense. Marketing counts on marketing sense.


위의 내용을 읽다보면 어떤 마케터라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마케팅이라는 것이 대부분 경영자 맘대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왜 그리도 엉터리 마케팅이 판을 치는지 알 수 있다. 최고 경영자 급에는 마케팅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경우가 많고, 마케팅 출신들이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회사들은 아직까지는 단기적인 성장과 이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Al Ries 와 Laura Ries가 말하는 진정한 마케팅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구현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있다. 


4. 결론- 한국에서 마케터는 백전백패
예전에 유니타스 브랜드라는 잡지의 기자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질문중에 하나가 바로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좋은 마케팅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가?'였다. 

나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마케팅은 마케팅이 아닌 경우가 많다. 광고들도 기업의 이미지에만 집착하며 (나는 왜 아직도 텔레콤 회사들이 월드컵 광고에 열을 올리는지 알수 없다), 대부분의 마케팅 캠페인이 1년도 가지 못하는 단기적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마케팅이 성공적이었고, 어떤 마케팅이 실패였는지 알 수가 없다. 소비자들의 기억속에 머물 시간조차 주지 않는 상황에서 positioning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말하다시피 미국에서조차 CEO (44개월), CFO (39개월), CIO (36개월) 에 비해서 CMO (26개월)의 평균 재임 기간은 너무나 짧다. 단기적으로 매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패라고 규정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CEO 의 재임 자체도 너무나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서 마케팅의 CMO까지 신경 써주기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좀 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기업의 역사에서 오는 특성도 한국에서 좋은 마케팅 사례를 찾기 힘든 한가지 원인이 아닐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통신사, 건설사, 전자회사, 유통회사, 생활용품회사, 정유회사 등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통신, 정유 등은 정부 소유였던 회사가 많아서 공기업적인 마인드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통신사들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미지광고들이 그런 예이다. 건설, 전자, 유통 등은 대기업 소유였기 때문에 오너의 명령에 따라서 마케팅의 방향성이 잡히고, 그대로 집행되었다. 따라서 마케터의 voice가 얼마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결론적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marketing vs. management의 대결에서 아마도 management가 백전백승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마케팅 사례를 찾기가 더욱 힘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바라건대 더욱 많은 마케터들의 vs. management 경쟁에서 승리하고, 더 많이 성장해서, 앞으로는 외국의 마케팅 사례만 소개하는 인터넷 블로그들 보다는 국내의 재미있는 마케팅 사례를 많이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면 한다.





Al Ries is a legendary marketing strategist, a bestselling author and originator of the concept of Positioning. In 1972, Al co-authored the now infamous three-part series of articles declaring the arrival of the Positioning Era in Advertising Age magazine. The concept of positioning revolutionized how people viewed advertising and marketing. Marketing was traditionally thought of as communications, but successful brands are those that find an open hole in the mind and then become the first to fill the hole with their brand name. Since 1994, Al has run Ries & Ries, a consulting firm with his partner and media darling daughter Laura Ries. Together they consult with Fortune 500 companies on brand strategy and are the authors of five books which have been bestsellers around the world. They have traveled to over 60 countries from Chile to China and India to Indonesia teaching the fundamental principles of marketing. When Advertising Age magazine choose the 75 most important ad moments of the last 75 years celebrating the publication's 75th anniversary. The emergence of positioning came in at number #56. Ad Age commented on how the concept remains just as relevant in today's environment, "The positioning era doesn't end. What became a part of the marketing lexicon in the early '70's holds its own in the textbooks of today." Al currently writes a monthly marketing column for AdAge.com and appears on the RiesReport.com. Al's favorite activities include snorkeling, horseback riding and driving with the top down. He resides in Atlanta, Georgia, with his wife, Mary Lou. - from Ama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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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울나라는 대기업-경영자의 나라라
    훌륭한 센스있는 마케팅 사례가 안나오는군요-

    2010.06.11 17: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렇지만, 제가 말하는 바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구요.. 아직까지는 경영자들의 mind가 marketing mind가 아니라서 그런것 같아요. 역사적으로 대기업이 경제를 주도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기업을 어떻게보면 '원인'으로 몰고 간것 같기는 한데, 꼭 대기업이 애초의 원인이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2010.06.14 18:39 신고 [ ADDR : EDIT/ DEL ]

Marketing2010.06.10 11:06

이마트의 저렴화/ 획일화 경향


1. 불쾌했던 이마트의 획일화된 Shelf
어제 저녁, 가족들과 함께 이마트 자양점에 갔다. 참고로 이마트 자양점은 이마트 점포들 중에서도 꽤나 큰 규모의 점포이다. 하지만 어제의 이마트에서의 쇼핑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나는 P&G에서 일하면서 이마트 점포를 수백번 드나들었는데, 요즘처럼 이마트의 저렴화/ 획일화를 피부에 느낄 정도로 경험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그저 제조업체들을 쪼아서 싼 제품을 공급받는 것에 치중한다는 것을 일로서 느꼈다면 어제 저녁에는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진정 피부로 느꼈다.

예컨대 농산물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꽤 심한것 같다. 고구마, 감자, 방울 토마토, 바나나 등등의 농산물의 경우 단 하나의 공급처에서 오는 단 하나의 브랜드만이 현재 이마트에서 팔리고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전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 하나의 브랜드'는 바로 이마트의 PB(Private Brand 혹은 PL - Private Label 이라고도 함) 이었다.


2. 단 하나의 브랜드만 파는 이마트, 그 브랜드는 PB
PB의 경우에는 이마트에서 직접 생산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한 제조업체 (농산물의 경우 공급업체)를 고른다음에 이마트에서 스스로 원하는 일정한 가격까지 내릴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여기에 이마트에서 원하는 마진률을 붙여서 실제로 소비자들이 사게 되는 소매가를 매기게 된다. Retailer 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진이기 때문에 공급가와 소비자 판매가 (소매가) 사이의 마진이 각 이마트의 카테고리별 카테고리 매니저 (혹은 바이어)의 KPI가 되므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이마트만의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에는 '영광스럽게도' 이마트의 PB를 붙여서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이 PB가 이마트에서 그 카테고리/제품군 안에서 판매되는 유일한 브랜드가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선택권을 박탈당한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아마도 '이마트에 오는 사람들은 브랜드에 상관없이 가장 싼 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온다'는 대전제를 가정하고 장사를 하는 것 같다. 즉, 사람들은 선택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게 고르고 싶으면 다른데 가서 사라?' 라는 뜻인가? 그래서 나는 당장 오늘부터 다른데 가서 사기로 했다. 

또 다른 하나의 제약조건은 제한된 shelf 들을 가지고 efficiency를 극대화 하려면 한두가지 상품만 놓고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kcr0818/10077238426

3.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요즘 내가 즐겨 마시는 I'm Real 이라는 과일주스의 경우, 이마트에는 입점되어 있지 않고, 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는 입점이 되어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I'm Real 의 경우 자신만의 별도의 매대를 설치해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매대에는 I'm Real 이외에는 아무런 다른 제품이 없다. 이마트와 Tesco HomePlus의 속사정까지 알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는 아마도 I'm Real 을 만드는 풀무원측에서 매대를 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유통업체인 Tesco HomePlus 나 롯데마트의 매대효율성을 어느정도 보전해 주기 위해서 풀무원 측에서 매대를 돈을 내고 산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사실상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사이의 Win-Win 처럼 보이기 쉬우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약간 다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매대를 사버리는 방식을 취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더욱더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한, 두 제조업체들이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경우 LG 생활건강, CJ, 태평양, P&G, 유니레버, 로레알 등의 몇몇 제조업체들이 각각의 카테고리의 매대를 사버리게 되면 중소업체들의 살 길은 꽉 막혀버리게 된다. 




4. 획일화/저렴화가 주는 또 다른 business 기회
어떤 business나 마찬가지겠지만, distribution (유통, 배급)망이 business의 가장 큰 생명줄이다. 이마트, 네이버, SK 텔레콤, 심지어는 애플의 app store까지도 물류, 정보, 통신, 소프트웨어 등의 유통 및 배급망을 선점하여 크나큰 이득을 누리고 있으며, 초 특급 울트라 Super 갑()으로서 군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획일화, 저렴화 되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서 niche 가 생길 수 있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출현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미국의 홀푸드(http://www.wholefoodsmarket.com/) 처럼 조금 더 비싸더라도 신선한 재료의 음식을 다양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retailer들이 출현하여 경쟁할 것이다. 

또 다른 예는 내가 얼마 전까지 일했던 프로젝트이기도 한 인터넷을 통한 장보기(internet grocery shopping)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10%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영국에서는 꽤나 활성화 되어 있다. 인터넷으로 grocery shopping을 하게 될 경우, 장을 보고 난 후에 손가락이 끊어질 듯한 무게를 지닌 비닐봉투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든지, 매대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다든지 하는 많은 장점들이 있다. 평소에는 잘 인터넷 grocery shopping을 하지 않던 여성분들도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기저귀부터 인터넷 쇼핑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는 점은 예전에 한번 말한 바 있다. (참고: 출산이야말로 여성들의 인터넷 사용의 가장 큰 공헌자 http://www.luckyme.net/145)

얼마 전에는 영국에서 일하는 P&G 마케터와 하루 종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영국에서의 인터넷을 통한 생필품 쇼핑에는 배송의 혁신이 그 중심에 있었다. 영국의 인터넷에서 생필품을 사면 우리나라처럼 누런 박스에 담겨 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가 마트에 다녀온 것 처럼 비닐봉투에 담겨져서 온다는 것이었다. 배송센터에서부터 박스에 담는 것이 아니라 카트같은 곳에 비닐봉투를 먼저 펴서 담고, 그 안에 우리가 주문한 물건들을 담아서 온다는 것. 물론 우유 등 상하기 쉬운 다른 물품들은 따로 밀폐시켜서 배송해 준다고 한다. 

5. 결론 - 새로운 것이 온다...
여튼, 어제의 이마트 쇼핑은 매우 불쾌했지만, 앞으로 출현할 또 다른 많은 grocery shopping의 형태의 출현이 임박했음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well-being concept의 retailer 들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생필품 쇼핑, 혹은 내가 지금 예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가 곧 출현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출현하는 순간 이마트는 긴장해도 이미 늦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마트가 망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상관없이 무조건 싼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별로 선택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본래의 hyper mart의 목적에 더 충실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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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2010.03.23 11:50

지상파 방송국, 이제는 브랜드 전략을 생각하라!


어제는 오랜만에 가나난 포럼에 다녀왔다. 어제의 주제는 'Digital Technologies that drive Broadcasting Industry' 로서 KBS의 고찬수 피디님께서 스피커로 나서서 방송의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을 해 주셨다.

가나난 포럼: http://sites.google.com/site/ganananforumsite/
고찬수 PD:  http://blog.kbs.co.kr/showpd

내가 마케터로서 재미있게 들은 부분들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1. Contents vs. Platform

결국 디지털 기술이 방송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화두는 누가 플랫폼을 잡고 누가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가? 라는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공중파 방송은 정부규제와 정책의 비호아래 컨텐츠 제작과 플램폼 운영(주파수)을 모두 소유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 철옹성이 곧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 일례로 YouTube만 해도 방송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reach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플레이어다. 게다가 유튜브는 이미 자신들이 컨텐츠까지도 제작해 내고 있지 않은가? 가끔 생각해 보면 구글은 정말 무서운 회사라는 생각이...

컨텐트 제작에 있어서도 이미 Cable TV나 IPTV 의 컨텐츠 제작 수준은 공중파의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요즘 Cable TV에서 유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만 봐도 공중파의 수준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다. 공중파 방송이 갖고 있던 공신력과 신뢰도 또한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약해지는 느낌이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정부나 일부 정보의 source에 제한된 access를 갖고 있던 공중파의 권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인터넷 세상에서의 공신력은 바로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 컨텐츠가 더 공신력 있고, 내공이 있는 컨텐츠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컨텐츠 생산에 있어서 기술적인 제약마저 생겨나고 있다. 현재 방송을 타고 있는 HD TV 이상의 화질을 자랑하는 3D TV나 UDTV의 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공중파 방송의 주파수 대역으로는 소화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즉, 원천적으로 공중파 방송은 더 이상 송신할 수 없는 기술이 등장해 버린 것이다. 

2. 지상파 방송국들 포지셔닝을 생각하라.

영국의 BBC는 스스로를 더 이상 방송국으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스로를 contents 제작사로 생각한다. 영국의 BBC 라고 하면 왠지 뉴스와 다큐멘터리에 강점을 갖고 있을 것 같다.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라면 한번 보고 싶고, BBC 뉴스라고 하면 공신력이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무한 경쟁으로 치닫게 되는 디지털 방송의 현실에서 컨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수많은 플레이어들 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쟁이 생겨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마케팅과 브랜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 SBS, MBC, KBS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MBC 라고 하면 뉴스, 드라마, 다큐멘터리, 혹은 예능 어느 하나가 다른 방송국 보다 월등하게 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지금까지는 정부 정책의 비호 아래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식의 비즈니스를 해 왔겠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다. 1-2가지 집중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MBC나 KBS는 보다 공영성을 요구받지 않을까 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방송국들이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포지션과 브랜딩을 생각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들에게는 어느정도 brand equity 가 형성되어 버렸다. 즉, 사람들이 이러한 방송에 요구하는 것과 TVN 이나 올리브 TV에 요구하는 것은 이미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전에 MBC에서 했던 아마존의 눈물 과 같은 프로그램은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케이블 TV 업체들은 그런 컨텐츠를 제작할 수 없다. 오로지 MBC이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제 공중파 방송국들은 '오직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3. 지상파 방송국, 돈은 어떻게 벌까?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국들의 수익은 대부분 광고에서 나왔다. 사실 인터넷의 보급률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TV is dead' vs. 'TV is alive' 의 논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마케팅 업계에서 미디어 플래닝을 직접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적어도 광고의 맥락에서는 TV 광고를 하는 광고주들은 더 많은 TV광고를 하고, TV가 아니라고 판단한 광고주들은 더욱 TV를 줄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20-30년 가까이 TV 광고를 하다보니 어떤 제품군이 TV광고를 어떻게 할때 효과가 큰지를 알게 된 것 같다. TV를 틀고 가만히 째려보라. TV에 나오는 광고의 산업군은 거의 일정하다. 금융, 통신, 전자, 자동차, 식품, 화장품, 패션,.. 아마도 10-15개 정도의 산업군에서 모든 TV 광고를 다 커버하고 있고, 나머지는 별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이유에는 사람들이 어느 시점에 구매 결정을 하는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사람들이 집에서 TV를 보면서 결정을 하게 되는 제품군과 이마트의 매장에서 막상 구매하기 바로 직전에 구매결정을 하는 제품군 등으로 나눠보자는 것이다. TV광고를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제품군들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잘 이해하게 되었다.

설명이 길었지만, 여튼, TV광고를 계속 하는 산업이 있기 때문에 TV 광고시장이 한 순간에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TV의 시청률이 줄어들고, 50% 이상의 대박시청률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점차로 광고를 skip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달하기 때문에 공중파 방송국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것이다. 게다가 KOBACO 가 없이지고 모든 방송국들이 광고 영업의 일선에 뛰어들게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시장이 전개될 것이다. 

공중파 방송국들은 그야말로 광고수주 전쟁에 돌입하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더욱 자신들만의 포지션과 각자가 광고주에게 줄 수 있는 차별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며, 광고 상품도 다양한 패키지로 계발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컨텐츠를 이제는 단순히 DVD판매 이외에도 더 다양한 소스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서 컨텐츠 기획 단계부터 고민해 내야 할 것이다. 

4. 결론

어제 고찬수 PD님의 강연은 그동안 내가 잘 몰랐던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방송을 변화시킬 것인가? 에 대해서 많은 자극을 주었다. 하지만 한 겹 벗겨놓고 생각해보니 결국은 어느 산업이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인터넷 컨텐츠 제작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네이버 1면에 띄우지?" 라는 고민을 하고, 많은 제조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이마트나 신세계 백화점에 입점시켜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라는 생각을 하고, 많은 모바일 컨텐츠 제작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앱스토어나 SK텔레콤 플랫폼에 들어갈 수 있을까?" 를 고민하고 있다. 즉 플랫폼에 들어가기 (distribution)과 좋은 자리 차지하기 (visibility), 이 두가지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중파 방송과 같은 과거 플랫폼이 사라져 가는 업체들은 불안함을 느끼겠지... 

어제 고찬수 PD님께서 KBS 내부의 한 상사분과의 대화를 소개해 주셨다. 디지털 기술이 몰고 올 수많은 변화에 대해서 KBS의 한 임원에게 설명을 해 드렸더니 그 분이 이렇게 물어보더란다. 

KBS 임원: 근데... TV가 몇년 정도 더 갈꺼 같은가? 
고PD님: 한 5-10년 정도는 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BS 임원: 아.. 그러면 내 정년때까지는 문제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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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2010.03.18 15:57

오픈마켓에서 시장의 크기와 시장점유율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학시절  처음 e-Commerce가 활성화 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e-commerce의 커다란 장점 중의 하나로서 항상 손꼽히는 것이 바로 매우 정확한 Data가 오프라인보다 많이 있다는 점과 그것을 활용하여 보다 과학적인 planning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한국의 오픈 마켓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적용되지 않는듯 하다.  

예를 들어서 내가 노트북 제조업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오픈마켓 (옥션이나 Gmarket)류의 쇼핑몰과 GS, CJ몰 등의 몰등이 있다고 하면 오픈마켓이 절반 이상.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픈 마켓에 내가 어떤 샵을 열고 제품을 판매하기 싲가했다. 전체 시장 크기는 얼마일까? 나의 시장 점유율은 얼마일까? 알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노트북이 얼만큼 팔리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브랜드가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는 더욱 알기 힘들다. 예를 들어서 내 브랜드가 A라고 하면 나는 그 쇼핑몰에 등록할 때 A 브랜드라는 키워드로만 등록하지 않는다. A,B,C,D 등의 모든 브랜드 명을 등록해 놓아야 더 많은 검색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Gmarket 에서 '삼성 노트북'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자. 타 브랜드의 노트북이 보여지는 것은 물론 노트북 이외에도 노트북 악세서리까지 모두 등장한다. 그 중에 어떤 한가지 제품을 클릭해서 들어가보자. 삼성 노트북만 팔고 있는 셀러는 거의 없다. 한 셀러가 여러 브랜드를 팔고 있다. 그 셀러에게서 무슨 제품을 샀다고 해도 그게 삼성의 제품인지 아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제품 페이지를 등록할 때 여러가지 이름으로 등록해 놓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나의 시장 점유율이 얼만큼 되는지를 알 수 가 없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복잡한 변수는 사람들이 아이템 쇼핑, 즉 한가지씩만 사는 것이 아니라 basket shopping 즉, 한 바구니에 여러가지를 담는다는 점이다!)

그럼 전체 시장 크기를 알면 내 스스로의 판매액에서 전체 시장의 판매액을 나누면 되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온라인 오픈 쇼핑몰에서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즉, 전체 시장 사이즈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노트북 카테고리 안에 등록되어 있는 제품들이 모두 노트북이 아니며, 다른 카테고리 안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중에 노트북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

Market share는 성과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중의 하나인데, 우리가 무언가를 했다고 해도, 이것이 마켓 사이즈가 성장하고 있어서 잘 되는 것인지, 아니면 market share를 경쟁사로 부터 빼앗아 온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뜻. 

때로는 무조건 open하고 절대적인 경쟁의 상황에 노출시키는 것이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애초에 오픈 마켓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설계가 되어 있었더라면 좀 더 정확하게 분석을 해 볼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오픈마켓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들 중에서 어떤 카테고리가 얼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은 매우 답답한 노릇일테니까... 백화점에서 많은 상점들을 입주시키기는 했는데, 도대체 1층부터 10층까지 중에서 어떤 층의 매출이 증가하고 각 매장마다의 시장점유율이 얼만큼 되는지 모르니 답답한 노릇인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처음에 설계 자체를 더 systematic하게 했어야 했다는 뒤늦은 불평 말고 뭔가 실질적인 대안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역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뭔가 좋은 대안이 있으신 분들의 댓글을 기대해 본다. ....



Posted by luck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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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noh

    전 진짜 잘 몰라서 그러는건데..실제로 오픈마켓의 운영자들은 어느정도 알고 있지 않을까요? 어느 카테고리의 매출과 특정 제품의 매출액 정도는?...다만 오픈 마켓의 이용자 (물건을 파는 이와 사는이)가 모르지 않을까 하는...

    2010.03.19 00: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리회사의 대리점 두군데도 오픈 마켓의 셀러로 등록되어서 물건을 팔고 있는데, 특정 카테고리 매출을 집계할 방법이 없어. 예를 들면 옥션이나 G마켓에서 샴푸가 얼마나 팔리는지는 아무도 몰라

      2010.03.19 14:17 신고 [ ADDR : EDIT/ DEL ]
  2. 종관

    온라인 한개의 몰의 시장 점유율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가격대가 있는 제품의 판매량 중 온라인 시장 매출의 규모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고 온라인 쇼핑 몰 안의 하나하나 판매자의 비중은 훨씬 작을 것으로 생각되어 유의미한 마켓세어가 아닐 것 같습니다
    또한 백화점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게 백화점은 한정된 공간안에서 자리를 입대해줘야 하는 사업이나 온라인 마켓을 무한한 자리가 있다고 여겨지는 바 그들 입장에서도 마켓 세어 자료의 의미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온라인 쇼핑의 비중을 과소평가했다면 다 틀린말이 될수도 있겠네요 ㅋ
    안녕하세요 형 ㅋ 글 주제가 항상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언제나 많이 배우고 갑니다!

    2010.03.19 1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온라인 한개 몰이라고는 하지만 옥션+Gmarket 이 결국은 모두 eBay 에게 인수되어서 한 회사라고 보면 이 두개 사이트에서만 온라인 거래의 절반 이상이 이루어지고 있단다. 무시할 수 없는 사이즈라고 볼 수 있지.

      내가 궁금한 것은 하나하나의 판매자들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그 판매잗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도대체 얼만큼인지...라는 점이지.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백화점의 경우는 임대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이고 온라인은 한정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옥션이나 G마켓의 첫 Front Page에서 노출을 해 주느냐 아니냐는 큰 차이를 만들고, Direct Mail 을 보낼 때에도 어떤 제품 혹은 카테고리를 성장시키고 싶으냐에 따라서 노출의 비중이 달라지게 되거든.

      예를 들면 옥션에서 작년에 마트 대신 옥션 이라는 캠페인을 했다고 한다면 옥션은 생필품 카테고리를 키우겠다는 것인데, 생필품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정확하게는 알길이 없다는 것이야. 그리고 그 생필품 카테고리 안에서의 market share도 알기 어렵고

      2010.03.19 14:21 신고 [ ADDR : EDIT/ DEL ]
  3. 집계장치를 처음부터 안해놨군여

    2010.03.29 08: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름다운

    2010.08.11 07: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것은 훌륭한 기사입니다. 공유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03.31 09: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 위대한 사이트 및 훌륭한 기사에 감사드립니다.

    2011.03.31 09: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디자인과 컨셉 귀하의 사이트 뒤에 사랑 해요.

    2011.04.13 14: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주 좋은 기사. 그냥 구글 번역기를 통해 읽어보세요.

    2011.09.23 1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집계장치를 처음부터 안해놨군여

    2011.11.02 07: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이것은 훌륭한 기사입니다. 공유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11.02 07: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Marketing2010.03.17 11:35

엠씨몽의 삭발과 뿌리는 왁스 광고 - Celebrity 를 활용한 마케팅에서 주의할 점.



나는 1박 2일 시청자는 아니지만,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통해서 엠씨몽과 은지원이 나란히 삭발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제목만).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전철에서 무가지 신문을 펼쳐 드니 거기에 떡하니 엠씨몽의 뿌리는 왁스 광고가 있는게 아닌가? 물론 광고 모델 발탁이 훨씬 먼저 일어난 일이고 삭발은 나중에 일어날 일일터이다. 그리고 삭발은 보나마나 엠씨몽의 돌발행동적인 요소로 인해서 발생한 일일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출근해서 뉴스를 보니 엠씨몽이 광고주와 사전의 동의 없이 저지른 일로 밝혀졌다.엠씨몽의 평소 캐릭터를 잘 반영한 사건이다. 그런데 광고주 입장에서는 여간 난처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헤어케어 브랜드에서는 모델과 광고를 맺을 때 머리를 자르거나 염색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제약사항을 반드시 넣는다. 이번 엠씨몽의 VOV 케이스는 계약을 어떤 방식으로 맺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마케팅 담당자는 엠씨몽 삭발 뉴스를 듣고 식겁했을 것이다. 

관련 뉴스
'1 2'서 삭발 MC, 수억원 손해에도 괜찮아”: 'http://www.gwangnam.co.kr/news/news_view.htm?idxno=2010031623360266881
예능도 이들처럼..은지원·MC몽 삭발에 '감동': http://news.nate.com/view/20100315n05452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광고에 Celebrity 를 사용하는 경우가 외국에 비해서 훨씬 많다. 오히려 Celebrity 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엠씨몽 같은 경우.. 외국으로 치자면 돌발행동을 잘하는 짐캐리 같은 코미디언이나 Jay-z 같은 갱스터 래퍼의 중간 정도 된다고 할까? .. 아무튼 이런 캐릭터를 쓰는 경우 광고주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연예인을 사용하는 경우 그 브랜드나 서비스의 캐릭터가 그 연예인에게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다. 네이버의 Me2Day 마케팅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이 블로그를 통해서 깐바 있는데, 결국 Me2Day가 초반에 진행했던 빅뱅과 2NE1을 활용한 마케팅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층이 연예인 따라서 들어온 10대-20대 초반의 트래픽일 것임에 분명하다. 이런 식으로 단기간에 트래픽을 모은다면 장기적으로는 Me2Day라는 서비스의 발목을 잡은 것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G드래곤은 요즘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기도 하지 않은가?


잘 모르는 사람은 이런 경우를 두고 노이즈 마케팅 이라면서 VOV의 스프레이 왁스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더 유명해진 것 아니냐? 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Brand Building 에 어떤 한 연예인의 이미지가 입혀져서 좋을 것은 없다. 단타로 치고 빠진 후에 몇달후에 장사를 접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런 negative한 PR 사건은 브랜드 빌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브랜드나 서비스의 차별점에 좀 더 집중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마케팅 캠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물론 광고 에이전시 사람들이나 다른 마케터들을 만나보면 이런 일들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아직까지 일반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가끔 생각해보면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그래서 그렇다고 하고, 소비자들은 광고들이 그렇게 자신들을 길들인다고 생각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얘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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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2010.03.16 00:08

한국적 마케팅 사례찾기: 유니타스 브랜드 그리고 Brand Building vs. Marketing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은 나른한 오후에, 눈앞에 보이는 스타벅스 같은 책

유니타스 브랜드를 처음 본 것은 삼성역 코엑스에 있는 반디 앤 루니의 cashier 옆에 잘 전시된 것을 본 것이었다. 마케팅에 관한 잡지가 다 있네? 라는 것이 바로 나의 첫 인상이었다. 당연스럽게 나는 책을 뽑아 들었고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마케팅에서 우리나라의 마케팅 사례를 다루는 곳이 너무나 없었던 점에 대해서 나도 또한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유니타스 브랜드를 발견하고는 너무나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마치 커피 한잔 너무 마시고 싶은 나른한 오후에 길거리에서 스타벅스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시원한 카페 라테를 마신 느낌이랄까? 하지만 역시 아쉬운 점도 많이 있다. 한국적인 마케팅 이론 + 사례집으로써 내가 유니타스 브랜드에 바라는 점은 두가지 1) 사례에 대한 더 생동감 있는 전개, 2) 더 간결하고 reader-friendly 한 interface. 내가 유니타스 브랜드의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주문한다면 이렇게 하겠다. 

갈등구조를 두방울쯤 넣고, 마케터의 생생한 목소리로 잘 저어주세요.

나에게는 사례집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Harvard Business Review, 이하 HBR) 이다. HBR은 전 세계의 다양한 경영사례를 다루는데, HBR에 나오는 사례들에는 그 당시에 그 프로젝트나 그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생생한 대화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HBR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바로 '갈등 구조'이다. 사례에 등장하는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challenge 가 있었는지,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떤 barrier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디테일하게 나와 있다. 결국 사례란 어떻게 성공했는가, 또는 어떤 인더스트리, 어떤 브랜드여서 성공했는가? 혹은 어떤 타겟에게 어떻게 접근했는가? 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는 어떤 갈등구조, 어떤 challenge, 어떤 barrier를 극복했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즉,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접근하라'라는 교훈이 더 중요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 유니타스 브랜드에도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지만 좀 더 생생한 현장의 마케터들의 목소리가 제 3자적 시각 (이 경우 유니타스 브랜드만의 시각)에서 다뤄지면 좋을 것 같다.

복잡한 디자인 시럽하고, 너무 아카데믹한 크림은 빼주세요

두번째는 디자인과 구성에 대한 부분이다. 마케팅 실무자들을 위한 잡지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 책은 논문들이 실리는 journal 이 아니라 실무자들을 위한 책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실무자들이 이 책을 읽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터들이 마케팅 용어나 신조어에 대해서 민감하고,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나 조차도 좀 부담스럽다. 마케팅은 xxx다. 브랜드는 xxx다. 라는 말들이 계속적으로 나오면서 뭔가 형이상학적 논쟁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좀 들었다. 좀 더 Down to earth 해서, 쉬운 말로 풀어내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많은 비주얼 요소는 눈을 피로하게 하기도 한다. HBR얘기를 자꾸해서 좀 미안하긴 하지만, 사례를 소개할때 꼭 필요한 디자인이 아니면 최대한 배제하는 미덕은 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Brand Building vs. Marketing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른것일까? 내가 유니타스 브랜드와의 인터뷰에서 받았던 질문이다. 며칠동안 이 질문에 내가 적절히 대답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계속 고민했다.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내 생각부터 다시 한번 정립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브랜드 Brand

내가 정의하는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하는 경쟁 제품과 다른 무언가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예컨대 세계 어디를 가든지 맥도날드의 골든 아치 (golden arch)를 보게 되면 우리는 모두 비슷한 그 무언가를 떠올린다. 맥도날드가 우리에게 약속하는 맛, 서비스,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녹색 심볼을 보게 되면 세계 어디서나 내가 3달러 정도를 내고 똑같은 맛의 커피를 맛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커피의 맛은 분명 커피빈과도 다르고 카리부 커피와도 다른 무엇이다. 나는 그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Marketing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잘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을 크리에이티브 creative의 한 분야로 생각하거나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거나 캠페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마케팅은 매출 (revenue)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즉,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communication 해서 소비들의 행동을 유도함으로써 매출을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재미있었던 캠페인, 광고는 마케팅이 아니다. '이 캠페인으로 우리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졌다' 는 말은 마케팅의 end goal 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져서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이 얼만큼 financially 좋아졌는지에 대해서 마케터들은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agree or not.

브랜드 빌딩 Brand Building

즉, 내가 정의하는 브랜드의 핵심에는 일관성(consistency)이 있다. 즉, 한마디로 말하면 브랜드 마케팅은 한가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터들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한번이라도 쳐다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마케터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마케터의 마음과 한가지를 계속 말해야 하는 브랜드의 숙명이랄까? 

즉, 내가 애플의 브랜드 마케터라고 가정해 보자. 어느날 내가 애플을 디자인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 중심의 브랜드가 아닌 저가 정책 위주의 홈쇼핑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고 싶다고 한다고 해 보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마케터는 지금까지 브랜드가 걸어온 길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newness를 계속 추구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마케터의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Brand Building 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브랜드 마케팅은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허물고 다시 쌓고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무엇인가의 위에 나의 족적을 계속 쌓아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결론

유니타스 브랜드의 Vol 13 브랜딩의 앞장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한다.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나는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내가 정의하는 마케팅은 판매를 필요로 한다. 내가 정의하는 브랜딩은 마케팅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내가 말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빌딩과 판매는 모두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줄 아는 것이 '진짜' 마케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에 밝혔듯이 유니타스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들에는 정말로 기립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한국의 마케팅 사례집으로서 새로운 한 획을 그은 책임에 분명하다.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유니타스 브랜드의 또 다른 모습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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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민정

    잘 읽었습니다. 문득 뭔가 남기고 싶기에 적습니다.
    표현이 너무나 달달하게 되어있어~
    의미를 잘 표현하긴 하지만 나른해 지네요 ^^@

    딴지 아니에요 ^^;;; 잘 읽었습니다.

    2010.08.24 2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Books2010.03.13 23:55

마케터가 한눈에 반할만한 책 -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Blink by Malcom Gladwell)


말콤 글래드웰은 이 시대의 최고의 이야기꾼인것 같다. 그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그 메시지에 딱 맞는 예시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두세개씩을 들어가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풀어낸다. 

사실 나는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뒤늦게 접했다. 처음에 읽었던 책이 티핑 포인트, 그리고 티핑 포인트 보다도 더 일찍 나왔던 이 블링크를 읽게 되었다. 뒤늦게 접했지만 두 책 모두 최근에 읽었던 책들 가운데서 가장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었으며, 마케팅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터로서 일을 하다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BLINK 의 힘 - 즉 짧은 순간에 직관적인 판단력의 힘에 대해서 참 많이 느끼게 된다. P&G에서 일하면서 mock up copy training 을 많이 받았다. 이 트레이닝은 광고를 만드는 단계에서 에이전시에서 스토리 보드를 가지고 오면 마케터가 어떤 식으로 미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트레이닝이다. 에이전시에서는 보통 2-3가지, 많으면 5가지 정도의 스토리보드를 광고주에게 보여주게 되고, 광고주는 이것에 대해서 좋다 싫다 혹은 어떤 점을 어떻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이 트레이닝에서 P&G의 트레이닝에서는 여러가지 단계를 거쳐서 생가한 다음에 피드백을 줄 것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는데, 그 첫번째 단계가 바로 'Gut Feeling' 즉 느낌이 오는대로 얘기하라는 것이 바로 그 첫 번째 단계이다. 

특히 마케터들은 수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만든 비주얼이나 클레임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거의 1-2초 만에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마케터들은 계속 분석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어려우므로 복잡한 분석을 하기 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판단하라는 것이 이 트레이닝의 메시지 중의 하나였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 말하는 재미있었던 내용 중에 하나는 Kenna 라는 가수의 케이스였다. 많은 음반 제작자나 프로듀서 등 전문가들이 그의 데모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의 새롭고 놀라운 음악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물어보면 평가는 낮게 나온다. 너무나 새롭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음악을 어떤 장르로 해석해야 할지 좋으지 싫은지 판단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Kenna 의 음반을 출시했을 때 kenna는 그래미 상을 받을 정도로 성공적인 뮤지션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도 마케터로 일하면서 수많은 소비자 조사를 했지만, 소비자들에게 물어봐서 답이 나오는 경우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Blink에서 말한 것과 같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경우나 아직까지 마켓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말한다. 다르다는 것과 새롭다는 것, 그리고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소비자들의 말 (verbatim)을 마케터들 자체가 부정적으로 해석할 때도 많은 것 같다. 

내 주변에 있었던 일중에 하나를 소개한다. 
2006년 6월 즈음이었다. 트랜스포머가 처음 개봉할 때였는데, 1개월 전에 나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 다 함께 보러갈 영화 프로그램으로 이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나는 이 영화의 30초짜리 트레일러를 보고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높은 분들의 반대가 컸다.'로보트가 주인공'이라는 이유였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영화를 도대체 어떤 장르로 구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주인공이 로보트라니..' 라는 생각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택한 신발이 오션스 13이었다. 그 이유는 오션스 13은 그 전편들이 이미 검증된 영화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 이야기의 결과는 누구나 알고 있다시피 트랜스포머는 (아바타가 그 기록을 깨기 전까지)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오션스 13은 그 전편들에 비해서 너무나 초라한 성적을 거둔채 금새 막을 내렸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 '다수'의 사람들은 막연한 위험을 느끼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도 소용이 없다. 몇몇 전문가들의 intuition 에 의존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의 마지막 chapter에서 왜 많은 blink (직관적 사고)가 잘못되기도 하는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잘못된 선입견과 흥분된 상황의 복합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짧은 순간 많은 일들이 결정되기도 하는 중요한 미팅들, 이런 미팅들에서도 침착함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생각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들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나 아닌 사람을 막론하고 많은 재미와 교훈을 준다. 이야기꾼으로서 너무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탁월해서 책을 읽는 동안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의 다음 책들이 많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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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뉴요커의 기사는 제대로 읽어 본적은 없지만, 그동안의 저서들을 보면, 심리학, 경제학 및 기타 학문에서의 주요 성과를 자유롭게 양념까지 버무리며, 독자들에게 내놓는 것을 보면 정말 글래드웰은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혹자는 학자도 아니면서 학자인체한다고 한다고도 하지만(얼마전 스티븐 핑커가 NYT에서 공개적으로 깠다고 하더군요.ㅎ) 그래도 글래드웰같이 편안하게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이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2010.03.16 0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말콤 그래드웰이 학자처럼 이야기한다는 생각을 한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나는 오히려 그가 reporter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거든.

      티핑 포인트, 블링크, 아웃라이어 모두 읽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웃 라이어가 제일 잼있었음

      2010.03.16 13:02 신고 [ ADDR : EDIT/ DEL ]

Marketing2010.03.11 16:32

서양인 모델들의 면접을 보면서 느낀 3가지 주의할 점!


어제는 브라운 5-6월 프로모션을 위해서 외국인 모델들을 면접봤다. 국적은 러시아나 동유럽 쯤인것 같았다. 하지만 영어도 알아들어서 커뮤니케이션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원래 모델 선택은 모델 에이전시에게 일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외국인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한번 보는 것이 좋겠다고 BTL 에이전시에서 추천했다. 특히 외국인 모델들은 포트폴리오와 실제 모습이 많이 달라서 실제로 면접을 보고 난 후에는 면접을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외모 - 나이와 키, 그리고 얼굴 크기
그리고 외국인 모델들은 나이와 키, 그리고 얼굴 크기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물론 이 점은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볼 때에도 비슷하게 느끼는 어려움이겠지만, 실제로 겪고 보니 포트폴리오로 볼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심지어 한 여자 모델은 포트폴리오는 굉장히 쉬크한 패션 화보 위주로 해서 스타일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얼굴이 굉장히 컸다. 한마디로 선이 굵었던 것이다. 패션화보로 볼 때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점이었다.

동양인들과 다른 연출의 폭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오가면서 활동하는 외국 모델들은 보통 20대 초반 - 20대 중반인데, 도저히 그런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 한 모델은 실제로 보니 너무나 어려보였다. 나이는 21세. 어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렸다. 그래도 모델 경력은 6-7년씩 된다. 그래서인지 포트폴리오의 사진들은 동양인 모델들보다 연출의 폭이 훨씬 넓었다. 메이크업과 의상, 조명 연출 등에 따라서 변화의 폭이 얼굴이 덜 입체적인 동양인들에 비해서 훨씬 달랐다. 

남과 여의 조화
마지막으로 남/녀를 섞어 놓으니 또 느낌이 달랐다.동양인은 검은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로 거의 피부톤이나 표정등의 변화만이 있을 뿐인데, 서양 모델들은 머리색부터 눈동자 색깔, 피부톤도 제각각이어서 남녀의 combination 도 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도 한명씩 보고 어느 정도 맘이 정해졌는데, 나와 같이 면접을 봤던 매니저가 쌍으로 함께 있는 것도 보고 싶다고 제안해서 마지막으로 커플 샷도 찬찬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걸 보고 나니까 결심이 완전히 확고해졌다. 특히 여자들의 머릿결이나 몸매가 남자옆에 있으니 전혀 다른 앵글로 돌변하였다. 


우리회사의 정책은 마케터들이 촬영장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괜히 민폐니까.. 연예인들이나 모델들을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가봤자 에이전시나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시는 분들에게 짐만 된다. 그래서 그 전에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쏟아 낸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모델 면접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다시 한번 슈팅장에 가기 전에 면접을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앞으로 1일 1포스팅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은 learning 이라도 꼬박꼬박 적어야 겠다는 생각에 오늘부터 실천해 본다.
어제 유니타스 브랜드와의 인터뷰가 많은 자극이 되었다. '진짜'가 되려면 나도 많이 노력해야쥐.. ***
Posted by luck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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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양인 모델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이라는데 재밌네요.

    2011.11.02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오가면서 활동하는 외국 모델들은 보통 20대 초반 - 20대 중반인데, 도저히 그런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 한 모델은 실제로 보니 너무나 어려보였다. 나이는 21세. 어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렸다. 그래도 모델 경력은 6-7년씩 된다. 그래서인지 포트폴리오의 사진들은 동양인 모델들보다 연출의 폭이 훨씬 넓었다. 메이크업과 의상, 조명 연출 등에 따라서 변화의 폭이 얼굴이 덜 입체적인 동양인들에 비해서 훨씬 달랐다.

    2011.11.02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